입력시간 :2010.04.23 10:31
[이데일리 상하이지사] 중국 증시가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중국판 나스닥인 차스닥(ChiNext)을 개장한데 이어 올해 들어 중국 증시에 신용거래와 공매도가 도입됐고, 4년간의 준비과정을 거친 주가지수선물도 16일 첫 거래를 시작했다.
상하이를 국제적 금융허브로 육성한다는 계획아래 중국 정부는 올해안에 해외기업 전용시장인 국제판을 개설하고, 외자기업의
중국증시 상장도 지원키로 했다. 중국 경제의
위상과 함께 선진시장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중국 증시 이슈들을 시리즈로 소개한다.[편집자주]
◇ 주가지수선물, 2010년에야 출시된 이유는
중국 상품선물시장은 1993년 정저우상품거래소의 선물거래와 함께
시작됐다. 중국 경제발전과 함께 성장을 거듭하면서 미국에 이은 세계
2위 상품선물시장으로 자리매김했다. 2000년 1조6000억위안에 불과하던 중국의 상품선물 거래금액은 2009년 130조위안으로 9년 동안 80배
커졌고, 중국내 건설수요 급증에 따라 구리와 철강선물 거래량은 세계 최대 규모를 기록하고 있다.
이에 비해 금융선물은 지난 4월16일 주가지수선물이 출시되며 막 첫 걸음을 뗀 단계. 지난해 5조620억달러의 거래대금을 기록하며 세계 3위 시장이 된 상하이거래소를 가진 중국이 이제서야 주가지수선물을 출시한 이유를 알기 위해서는 1995년에 발생한 `327국채선물 사건(이하 327사건)`으로
시간을 돌려야 한다.
1990년 12월 개장한 상하이증권거래소는 1993년 10월 개인투자자들을 대상으로 국채선물거래를 시작했다. 1994년
가을 국채금리가 변동금리로 바뀌며 국채선물의 가격 변동폭이 대폭 확대되고 거래금액 역시 증가추세를 지속했다.
`327사건`의 주역인 `국채 327`은 중국 정부가 1992년 발행한 3년 만기 국고채(액면가 100위안)로 총 발행규모는 240억위안. 만기일인 1995년 6월 3년간의
이자를 포함해 132위안을 지급하기로 예정돼 있었다.
◇ `327 국채선물` 사건이란
당시 시장에서는 은행 예금금리와 인플레이션을 고려할 때 3년간의
이자를 포함해 132위안은 너무 낮은 수익률이라며 재정부가 `327`의
금리를 인상해 만기시 총 148위안을 지급할 것이라는 설이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었다. 재정부와 관련이 있는 중국경제개발신탁은 대규모의 매수 포지션을 취하고 있었으나, 중국 2위 증권사였던 만국증권은 가능성이 희박한 것으로 판단, 매도 포지션을 취했다. 이로 인해
`327`은 147.8~148.3위안에서 미결제 약정이 크게 증가했다.
2월 23일, 재정부가 `327`의
금리를 인상해 만기시 148위안을 지급할 것이라는 사실이 보도되며 당일 148.5위안으로 거래를 시작한 `327`은 급등을 지속, 약 151.3위안까지 상승했다. 만국증권은
약 60억위안에 달하는 막대한 평가손실을 기록하고 있다가, 장
마감을 8분 남긴 16시22분13초, 갑자기 50만계약의
대규모 매도주문을 내며 151.3위안의 체결 가격을 150위안으로
낮춘다. 또 다시 장 마감을 몇 초 앞두고 730만계약의
매도주문이 쏟아지며 `327`은 147.5위안으로 거래를
마쳤다.
마지막 8분 동안 만국증권은 `327` 국채 발행규모 240억위안의 9배인 2112억위안에 달하는
1056만계약의 매도계약을 융단폭격하며 `327`의 가격을 인위적으로 끌어 내려 60억위안의 손실대신 42억위안의 평가익을 기록했다.
이날 시장 참가자들은 놀란 입을 다물지 못했으며 증권감독관리위원회는 상하이증권거래소로 하여금 이상거래
여부를 조사케 한다. 당시 상하이증권거래소 이사장인 웨이원웬(尉文淵)은 밤 11시 공문을 통해 당일
16시22분13초 이후의 모든 `327` 거래를 이상 거래로 규정,무효처리하며 151.3위안을 정상 마감가격으로 선포한다.
◇ 국채선물 거래 정지..만국증권은
피합병
3개월 후인 5월17일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는 `국채선물거래 정지에 관한 긴급통지`를 발표, 5월18일부터
전국의 국채선물 거래를 잠정적으로 중지한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중국의 첫 번째 금융선물은 출범한지 3년이 채 되지 않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그리고 장장 15년이 지난 2010년 4월16일에야 비로서 주가지수선물이 시장에 선보이며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게 된다.
`327사건`의 주요 원인은 지나치게 낮은 증거금과 미결제 약정 보유에 대한 상한선이 없는 등 감독이
엄격하지 못한 데 있었다. 올해 중국금융선물거래소가 주가지수선물을 출시하면서 선물회사들이 규정인 12%보다 높은 18~20%의 증거금 비율을 적용토록 유도하고 미결제
약정 보유 수량을 제한한 것도 `327사건`의 역사를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서다.
한편, `327사건`의
주역인 만국증권의 관진셩(管金生) 사장은 1997년 자금유용 등의 혐의로 17년의 징역형을 언도받았고, 만국증권은 신은증권에 합병당하는 운명을 맞이하게 된다.
(글쓴이 김재현 : 상하이 교통대학 기업금융 박사과정, 前 우상투자자문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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