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시간 :2010.04.19 10:52
[이데일리 상하이지사] 중국 증시가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중국판 나스닥인 차스닥(ChiNext)을 개장한데 이어 올해 들어 중국 증시에 신용거래와 공매도가 도입됐고, 4년간의 준비과정을 거친 주가지수선물도 16일 첫 거래를 시작했다.
 
상하이를 국제적 금융허브로 육성한다는 계획아래 중국 정부는 올해안에 해외기업 전용시장인 국제판을 개설하고, 외자기업의 중국증시 상장도 지원키로 했다. 중국 경제의 위상과 함께 선진시장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중국 증시 이슈들을 시리즈로 소개한다.[편집자주]
 
◇ 지수선물 수익률 대회 우승자의 첫날 거래
 
4월16일 9시10분, 지난 3년간 중국 증권사이트의 주가지수선물 모의대회에서 최고수익률을 경신해왔던 인샹펑(尹湘峰)은 주가지수선물 5·6·9·12월물에 대해 각각 3320.6, 3280.6, 3200.6, 3100.6의 가격으로 1계약씩의 매수주문을 입력했다. 동시에 3520.6, 3620.6, 3720.6, 3820.6의 가격으로 매도주문도 1계약씩 입력한 후 5분 후부터 시작되는 주가지수선물 거래를 기다렸다.
 
지난 16일 주가지수선물 거래가 시작됨으로써 1990년 상하이증권거래소의 개장과 함께 시작된 중국 증시는 20년만에 비로소 주가상승과 하락에 동시에 베팅할 수 있는 양방향 투자 시대에 진입했다. 이 날을 기다려온 것은 인샹펑만이 아니었다. 16일 오전 베이징, 상하이, 선전 등에 위치한 선물회사와 수많은 투자자들이 중국 증시 주가지수선물사상 첫 번째 주문체결의 영광을 차지하기 위해 주문을 입력했다.
 
9시15분, 상하이와 선전 증시에 상장된 시가총액 상위 300개 기업으로 구성된 CSI300지수 5월선물이 기초자산 가격인 3399를 훌쩍 뛰어넘은 3450으로 첫 거래를 시작했고 중국 주가지수선물 거래사상 첫 주문은 국태군안 선물회사의 고객이 차지했다.
 
인샹펑은 첫 주문의 영광을 차지하지 못한 것보다는 `낚시질` 주문이 체결되지 않은 걸 아쉬워했다. `낚시질`이란 선물 거래자가 실수로 정상가보다 높거나 낮은 가격에 매수·매도 주문을 내는 것을 노려 차익을 내는 방법을 일컫는 증권업계 속어. 그는 주가지수선물 거래에 참가하는 투자자들이 비교적 보수적이며 선물투자 등의 일정한 경험을 갖춘 투자자들일 것이라고 짐작했다.
 
9시20분, 인샹펑은 `낚시질` 주문 미체결에 대한 아쉬움을 뒤로 한 채, 지수선물 6월물(IF1006), 9월물(IF1009), 12월물(IF1012)에 대한 주문을 내기 시작했다. 이날 체결된 주문건수는 6계약에 불과했으며 주로 9월물과 12월물에 집중됐다. 인샹펑은 오후장 들어 5279위안의 수익을 기록, 계좌잔액이 178만5279위안으로 증가한 데 만족하며 주가지수선물 첫 날의 거래를 끝냈다.
 
◇ 예상을 뛰어넘은 거래금액..10조원 육박
 
주가지수선물 거래 첫 날, 거래량은 5만8457계약에 달했으며 총 거래금액은 605억위안(원화 약 9조84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KOSPI지수선물의 최근 일평균 거래금액인 약 40조원의 4분의 1에 육박하는 금액이다. 중국 선물회사 관계자들은 당초 예상범위인 1만~2만계약을 크게 초과한 거래량에 놀란 눈치다.
 
당초 중국금융선물거래소(CFFEX)가 주가지수선물의 안정적인 출범을 이유로 지수선물 거래계좌 개설금액을 50만위안이상으로 제한하는 등 조건을 까다롭게 하는 바람에, 시장에서는 유동성 부족을 염려해 왔다. 아직까지 자산운용사, 증권사, 해외적격 기관투자가(QFII) 등 기관·외국인 `선수`들이 지수선물 거래에 참여할 수 없음을 고려하면 이미 상당한 거래규모를 기록한 셈이다.
 
해외기관들은 주가지수선물 거래에 대해 상당한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중국 현지의 분위기 역시 선진 시장의 경험을 이용해 중국 파생상품 시장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해외적격 기관투자가의 지수선물 거래를 허용해야 한다는 쪽으로 쏠리고 있다.
 
올 3월말기준, 88개 해외적격 기관투자가가 받은 총 투자한도는 170억7000만달러에 달하며 주가지수선물 거래가 가능해지면 레버리지가 큰 파생상품의 특성상 해외기관의 중국 증시에 대한 영향력이 증대될 가능성도 있다. 최근 쭈위천(朱玉辰) 중국금융선물거래소 이사장은 해외적격 기관투자가의 주가지수선물 참여여부에 대해서 증권감독관리위원회가 관련 규정을 연구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16일 거래 첫날, CSI300지수 3399포인트를 기준가격으로 하는 지수선물은 현물시장의 하락에도 불구하고 월물별로 0.49%에서 4.65% 상승세로 마감했으며 근월물인 5월물에 거래가 집중되며 총 거래량의 83.8%를 차지했다. 5월물은 0.49%, 6월물은 1.25%, 9월물은 3.32% 상승했고, 12월물은 4.65% 상승으로 장을 마쳤다. 12월물은 장중 7.9%까지 오르기도 했다.
 

<16일 주가지수선물 거래현황>

 

 

 

월물

시가

고가

종가

상승폭

거래량

5월물(IF1005)

3450

3488

3415.6

0.49%

48988

6월물(IF1006)

3470

3517.6

3441.6

1.25%

4908

9월물(IF1009)

3600

3647.8

3512

3.32%

1730

12월물(IF1012)

3618.8

3669

3557

4.65%

2831


 
◇ 주가지수선물 거래 4대 특징
 
▲ 매도보다는 매수 정서가 강해 : 대다수 개인 투자자들이 여러 해에 걸친 현물 투자습관의 영향으로 매도보다는 매수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9시15분 개장과 더불어 5, 6, 9, 12개월물 주가지수선물 가격이 모두 큰 폭 상승한 채로 시작됐으며 12월물인 IF1012는 한때 7.9% 상승을 기록하기도 했다. 상품선물거래에서 다년간의 거래 경험을 쌓은 노련한 전문 투자자들은 첫날 거래에서 짭짤한 수익을 챙긴 것으로 보인다.
 
▲ 차익거래 기회 출현 : 주가지수선물 거래 첫날인 지난 금요일 중국 정부의 부동산 규제정책 발표로 CSI300 지수는 38.24포인트(1.13%) 하락한 3356.3으로 마감했으나, 5월물인 IF1005는 16.6포인트(0.49%) 상승하며 현물보다 59.3포인트 높은 3415.6으로 거래를 마치며 베이시스가 콘탱고(지수선물이 CSI300 지수에 비해 높은 수준)를 기록했다. 이로써 고평가된 CSI300지수 선물을 팔고 현물시장에서 저평가된 CSI300지수 구성종목을 사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차익거래 기회가 발생했다.
 
▲ 개인투자자의 소량거래가 대다수 : 큰 손보다는 개인투자자들의 소액 거래가 주를 이루면서 대부분의 주문이 10계약을 넘지 못했다. 거래 첫날, 50계약을 넘긴 주문건수는 6건에 불과했고 최대 주문은 70계약이 차지했다.
 
▲ 데이트레이딩이 주류 : 투자자들의 대부분이 단기 트레이딩에 나서며 장중 최대 포지션이 3300계약을 넘지 못했으며 장 마감시에는 2702계약으로 감소했다. 이는 거래량의 5.5%에 불과한 수량으로 해외시장의 경우 일반적으로 거래량의 30%가 포지션을 유지하는 것과 비교할 때 적은 수치다. 첫 거래인 점과 주말을 앞둔 금요일이라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보유보다는 포지션 청산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 앞으로 `차이나 프리미엄` 감소?
 
A주와 홍콩에 상장된 H주와의 프리미엄 차이인 A-H주 프리미엄 지수가 지난 16일 112.75를 기록했다. A-H주 프리미엄지수는 중국과 홍콩에 동시 상장된 기업들의 주가가 같으면 100을 나타낸다. 따라서 16일 종가인 112.75는 중국에 상장된 기업들의 A주 평균 주가가 홍콩에 상장된 H주 평균 주가보다 12.75% 높다는 의미다.
 
A-H주 프리미엄 지수는 상하이종합지수가 6124.04까지 상승하며 역사적인 고점을 기록한 2007년 10월 무렵, 197까지 상승했으며 뒤이은 세계 금융위기 발생 후 중국 증시가 큰 폭 하락하면서 2008년 10월, 105.73의 최저점을 찍었다.
 
최근 `차이나 프리미엄`을 입증했던 A-H 프리미엄 지수가 하락하면서, 지난 14일 기준, A주 주가가 H주 주가보다 저렴한 종목은 대형 금융주를 중심으로 11개로 늘었다.
 

<A-H주 프리미엄지수 하위 11개 종목>

 

 

종목

A주 주가 (RMB)

H주 주가 (HKD)

A/H

(RMB 환산)

중국평안보험

52.22

69.65

0.85

중국생명보험

29.13

37.9

0.87

초상은행

16.14

20.7

0.89

안강철강

11.48

14.42

0.9

하이뤄시멘트

42.88

53.35

0.91

공상은행

4.95

6.2

0.91

중국태평양보험

28.12

35.15

0.91

션화에너지

29.58

36.35

0.92

건설은행

5.63

6.84

0.94

교통은행

8.29

9.67

0.97

중국철도건설

8.44

9.69

0.99

(자료출처: 제일재경일보, 414일 종가기준)


 
주로 금융주들의 H주 주가가 A주보다 높은 이유는 홍콩에 상장된 여타 중국 기업과 달리 대형 은행과 대형 보험사들의 정보 공개가 투명하고 해외 투자은행들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해외 투자자들이 해당 종목에 대한 정보를 손쉽게 얻을 수 있는 이유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주가지수선물 출시로 A-H 프리미엄 지수가 하락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으며 중국 증시의 변동성이 감소할 것이라고 점치고 있다. 또한 향후 중국 증시가 점차 외국인에게 개방돼 A주와 H주 간의 차익거래가 손쉬워 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글쓴이 김재현 : 상하이 교통대학 기업금융 박사과정, 前 우상투자자문 연구원)
Posted by 오래된未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