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타산에 갈려다가 너무 멀고 또 가봤자 별 것도 없을 것 같아서 시내를 느긋하게 걷기로 했다.
성당을 지나가는데, 사람들이 드나들기에 가보니 미사를 하고 있다.
아, 오늘이 일요일이었지...
중국신부님이 외국사람들을 위해 영어로 성경을 읽고 있는 걸 들으니 왠지 더 성당에 왔다는 느낌이 든다.
한국인성당에서 내가 받은 느낌은 한국어로 번역된 외국책을 읽고 있는 느낌이었나?

작년 7월인가 세례를 받고 나서는 성당을 가지 않았다.
문득 성당에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시내를 거닐다 거닐다, 성황묘 부근에 있는 먹자시장을 발견했다.
굴 하나에 7위안, 작은 전복도 7위안


내가 사진을 찍으니 굴파는 아저씨가 나보고 기자냐며 내가 사무실을 열면 내 밑에서 일을 하겠단다.
이 분 왠지 홍콩사람처럼 보이기도 하고 괜찮은 사람이었다.
집에서 굴 하나, 전복 3개, 10위안짜리 새우 한 마리를 먹었다.
내가 닝보에 살면 일주일마다 한 번은 갈 집이다, 아쉽다...


10위안짜리 새우, 바싹바싹한 게 맛있었다.


秋刀魚(꽁치)
한 마리에 7위안, 보는 순간 이 건 물건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내가 먹는 걸 보는 사람들도 고개를 돌려 한번 더 쳐다보더라.


마리 더 먹을 걸, 쩝~


구운 만두를 팔던 아주머니
왠지 인상이 정겨웠다.


옆에서 사진찍는 걸 보고 자신도 찍어달라던 아주머니
사진찍고 쑥쓰러운 듯 다시 일을 시작하시는 바람에 사진도 못 보여드렸다...


시장을 나와서 걷다가 걷다가
이 장면을 보는 순간
'아하!' 나는 사실 행복한 사람이란 걸 깨달았다.
요즘 나는 외롭고 행복하지 못하다고 생각하고 있었거든
(가족도 없이 혼자지, 외국에서 7년째 살고 있지...)

그런데 그게 아니었어.
나는 저 분처럼 한 곳에서 정주하는, 3년 뒤, 5년 뒤가 지금과 똑같은 상태인 삶을 살 수가 없다.
적어도 아직까지는...

혼자라서 내가 하고 싶은 걸 할 수가 있었고
외국에서 7년째 살고 있길래
지금의 나는 2000년을 맞이했던 내가 상상하지도 못할 만큼 사고와 지식의 지평을 넓혔다.
(그러고보면 나는 이전에 감성적인 측면만 아니라 지성적인 측면에서도 꽤 편협한 인간이었다)
(게다가 98년인가 영풍문고에서 영어원서들을 보면서 10년 뒤에는 저런 걸 자유롭게 읽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문득 생각한 적이 있는데, 이제는 영어뿐 아니라 중국어로도 별 불편함 없이 책을 읽을 수가 있게 되었다)

신년 여행을 통해서, 내 삶의 방향을 깨달은 것 같다.
영향을 주는 삶,
내가 가장 부러워하는 당대 한국인은
부모로부터 한국 최대의 회사를 물려받는 사람도 아니고
여자라면 누구나 좋아할 장동건, 정우성도 아닌
바로 한비야이다.
물질적인 것 없이도 이렇게 세상을 변화시킬 있구나...

그녀가 그렇듯이, 나도 나를 찾아서 끝까지 한번 가보자.
 

한비야의 바람의 딸, 우리 땅에 서다

자기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목표가 있다면

그리고 자기가 바른 길로 들어섰단 확신만 있다면

남들이 뛰어가든, 날아가든

한발 한발 앞으로 가면 되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어느 나이에 시작했느냐가 아니라

시작한 일을 끝까지 했느냐 인 것이다.


profile image

중국 상해에서 일하고 있으며 금융, 사진, 맛기행에 관심이 많다. 어디서나 만족하지 못하는 성격을 역이용하여, "불평은 나의 힘!"이라는 좌우명과 함께 항상 변화를 시도하고자 노력중!?

  1. 하동발전 2010/01/12 21:53 답글수정삭제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홈피에 글 남깁니다.
    건강하시죠.. 여행다니고 좋네요.. 그리고, 설에는 어떻게?
    요즘 한국은 폭설과 한파로 연일 춥고, 정신이 없습니다.
    물론 내가 사는지역은 눈이 거의 안 옴, 그래서 31일에
    눈구경 하기위해 곤도라타고 편하게 무주 덕유산에 갔다왔습니다.
    설경이 정말 좋았습니다. 언제 시간나면 겨울에 한번.... 강추
    그리고, 내일은 보드타기 위해 한번 더 무주리조트로 갑니다.
    1대1 강습하고, 마스터할 생각입니다. 잘타면 한수지도할께요^-^
    이번 설에 근무라서.. 혹시, 집에 오면 연락주세요..
    그럼, 몸 건강하시고.. 그리고, 핸드폰번호 메일로 보내주세여
    전화하면 다른사람이 중국말로 ****** 모름.

    • 오래된 미래 2010/01/12 23:27 수정삭제

      잘 있지?
      구정때 한국으로 간다(2월12일부터 21일까지)

      전화번호 메일로 다시 보내긴 했는데,
      이틀동안 아이폰이 벽돌되는 바람에 계속 전화가
      꺼져(꽌지)있다는 중국어를 들은건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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