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한번 가야지 하고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추위를 싫어하기 때문에 미루기만 하고 있던 차에
때마침 학원에서 같은 수업을 듣는 분이 여행사를 통해서 하얼빈에 간다길래, 같이 다녀왔다.
유럽여행을 다녀온 뒤로 새로운 생활에 적응하느라 떠남에 대한 그리움을 잊고 있었는데,
북경역의 매표소에서 점멸하는 목적지들을 보자마자 떠남에 대한 열망이 다시 밀려온다.
언제나 역은 제각기 다른 목적을 가진 사람들에게
기다림, 그리고 떠남의 장소이다.
기차안의 화장실에서 문득 앞을 바라보니 낯선 모습의,
우둔하게 생긴 한 남자가 나를 바라보고 있다.
당신은 누구인가- 나는 나를 바라보기가 두렵다.
그리고 나는 어느덧 윤동주보다도 나이가 들어버렸다.

하얼빈은 정말 추운 곳이었다.
둘째날 가져간 옷을 모두 껴입고
양말을 두개 신었지만, 발이 시렸다.
거리의 생선장수는
얼린 생선을 거리낌없이
가판에 내놓고 팔고 있었고
두부장수는 언 두부를
싹둑싹둑 썰고 있었다.
일행과 같이 간 동방교자왕(東方餃子王)이라는 만두가게에서 여러가지 만두와 요리들을 시켜먹었다.
내가 주문을 많이 해버린지라 남기면 어떡하나 하고 걱정을 했는데, 모두 합심하여 다 먹어버렸다.
유럽여행뒤로 앞으로는 혼자보다는 일행과 같이 여행을 즐기는 방법을 택하기로 했었고 이번이 처음 시험무대였다.
비록 사진찍는데 약간 어려움이 있기는 했지만, 더 유쾌한 여행이 되었다.
이제 혼자서보다는 사람들과 같이 모듬살이를 즐기는 것에도 익숙해져야하리라.
하얼빈의 중심가를 걷다가 우연히 발견한 평양 해당화라는 북한 식당에서 저녁을 먹었다.
평양에서 온 혜경씨(제일 오른쪽)는 이 곳에서 이미 1년을 보냈고
앞으로 2년동안 더 하얼빈에서 일을 하다가 돌아간다고 한다.
빙등제를 못보았다고 하는데, 아마 식당바깥으로 나갈 수가 없을 것이다.
내 모습이 낯익어 보인다고 했는데,
내가 혜경씨의 목소리에 매혹된 것처럼
나에게 호감을 가져서 한 말은 아닐 것이다.
그녀에게 달라고 해서 받은 식당 명함에 적힌 신혜경이라는 한글이름,
그리고 떠날 때 악수를 하면서 살짝 잡아보았던 그녀의 손의 온기...
짦은 만남이었다
언제나 여행은 다시 돌아감을 전제로 한다
짧은 여행, 그러나 긴 여운이 남는다
때마침 학원에서 같은 수업을 듣는 분이 여행사를 통해서 하얼빈에 간다길래, 같이 다녀왔다.
북경역의 매표소에서 점멸하는 목적지들을 보자마자 떠남에 대한 열망이 다시 밀려온다.
기다림, 그리고 떠남의 장소이다.
기차안의 화장실에서 문득 앞을 바라보니 낯선 모습의,
우둔하게 생긴 한 남자가 나를 바라보고 있다.
당신은 누구인가- 나는 나를 바라보기가 두렵다.
그리고 나는 어느덧 윤동주보다도 나이가 들어버렸다.
자화상(自畵像) - 윤동주
산모퉁이를 돌아 논가 외딴 우물을 홀로 찾아가선
가만히 들여다봅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 사나이가 있습니다.
어쩐지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가엾어집니다.
도로 가 들여다보니 사나이는 그대로 있습니다.
다시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그리워집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고 추억처럼 사나이가 있습니다.
하얼빈은 정말 추운 곳이었다.
둘째날 가져간 옷을 모두 껴입고
양말을 두개 신었지만, 발이 시렸다.
거리의 생선장수는
얼린 생선을 거리낌없이
가판에 내놓고 팔고 있었고
두부장수는 언 두부를
싹둑싹둑 썰고 있었다.
내가 주문을 많이 해버린지라 남기면 어떡하나 하고 걱정을 했는데, 모두 합심하여 다 먹어버렸다.
유럽여행뒤로 앞으로는 혼자보다는 일행과 같이 여행을 즐기는 방법을 택하기로 했었고 이번이 처음 시험무대였다.
비록 사진찍는데 약간 어려움이 있기는 했지만, 더 유쾌한 여행이 되었다.
이제 혼자서보다는 사람들과 같이 모듬살이를 즐기는 것에도 익숙해져야하리라.
평양에서 온 혜경씨(제일 오른쪽)는 이 곳에서 이미 1년을 보냈고
앞으로 2년동안 더 하얼빈에서 일을 하다가 돌아간다고 한다.
빙등제를 못보았다고 하는데, 아마 식당바깥으로 나갈 수가 없을 것이다.
내 모습이 낯익어 보인다고 했는데,
내가 혜경씨의 목소리에 매혹된 것처럼
나에게 호감을 가져서 한 말은 아닐 것이다.
그녀에게 달라고 해서 받은 식당 명함에 적힌 신혜경이라는 한글이름,
그리고 떠날 때 악수를 하면서 살짝 잡아보았던 그녀의 손의 온기...
짦은 만남이었다
짧은 여행, 그러나 긴 여운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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